[짝꿍명함] 호오잇호오잇

BFP_팔색조권명숙

 

호오잇호오잇 : 팔색조

저는 나이가 들어서야 처음으로 팔색조라는 새를 보았습니다.
신문기사로 접했으니 사진으로만 본 셈인데도 그 형형색색의 깃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.
작달만한 체구에 짙은 색상들을 예닐곱 개나 담고 있지만, 아주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더군요.

예로부터 선조들이 즐겨 쓰시던 비유들이 많이 사라진 요즘에도, ‘팔색조 같은 매력’, ‘팔색조의 연기를 보여주다’ 와 같은 표현은 자주 듣고 보게 됩니다.
저는 이 비유를 들을 때마다 팔색조라는 새 자체가 궁금하기도 하였고, 사람의 다양한 매력들을 고작 팔색에 비유하다니 조금은 못마땅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.
더 솔직하자면, 저라는 사람이 팔색의 매력까지는 갖추지 못한 것 같아 괜한 거부감이 들었다고 할까요?
그런데 이 녀석의 생김새와 자태를 보고나니 아, 과연 팔색조의 매력이라 할만하구나 싶었습니다.

팔색조는 흔히 볼 수 있는 새는 아닙니다.
여름에 어느 울창한 숲에서 이 화려한 새를 본다면 정말 특별한 경험일 겁니다.
희귀한 새여서 분명 가치가 있기는 하죠. 그러나 멸종위기종에 속한다는 기사를 보니, 더없이 화려한 이 새가 더없이 가엾고 불쌍해지더군요.
‘호오잇 호오잇’ 퉁소 소리와 비슷한 울음소리를 가진 이 앙증맞은 새.
지키고 싶습니다. 알리고 싶습니다. 제가 이 새를 짝꿍으로 삼은 이유입니다.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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